[GL] 빛은 그렇게 어둠에 스며든다

작품이 끝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GL에 살짝 느와르를 끼얹은 분위기의 글을 쓰고 싶었는데 뭔가 생각보다 분위기도 진지해지고 GL 분량도 예상보다 조금 적어진 거 같아 기분이 묘하네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연인을 닮아가는 과정을 좀 다크한 내용으로 쓰고자 했던 게 이 작품의 최초 컨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 심리를 묘사하는 면에서 만만하지는 않더군요. ...

91. 최종회

-탕! 탕! 타앙!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었다. -탕! 승용차 뒤에 숨어서 사격을 하던 순정은 오른쪽 어깨에 탄환을 맞았다. 하아. 하아. 순정은 왼쪽 손으로 화끈거리는 오른쪽 어깨를 틀어막았다. 이대로 가면 답이 없다. 난 여기서 죽는다. 순정은 그리 생각하며 소총을 철컥 장전했다. 아랫배에 맞은 총알 때문에 서서히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다....

90.

협죽동 변두리에 있는 폐빌딩. 승욱과 몇몇 ‘대가리’들이 으슥한 시간에 모여들었다. 한참 동안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승욱에 입을 열었다. “형님의 존재를 잊고 있었어.” “형님?” 승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를 물었다.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인 승욱이 말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누님은 형님의 복수를 하고 싶어 하는 거야. 형님이 병원에...

89.

잠시 적막이 흘렀다. 이십 초 정도가 지나서야 옆에 있던 다른 ‘대가리’가 입을 열었다. “.......진짜야? 설마 너 누님을 칠려고?” “아니. 지금 당장 그러겠다는 건 아니고. 그것도 최후의 방법 중 하나로 생각을 해 놓자는 거야. 지금 조직 꼬라지를 봐봐.” “조직 꼬라지?” “김도풍한테 선금 삼십 억 밖에 못 받았지? 누님은 신하윤을 죽이지도...

88.

예님과 하윤은 집으로 돌아와서 오랜만에 청소를 했다. 정신없는 하루였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밀렸던 빨래를 하고...... 집안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넓었던 탓에 청소를 하는데 열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청소를 끝낸 후 두 여자는 저녁을 대충 먹고 같이 대형 욕실에 들어갔다. 예님은 하윤의 오른쪽 가슴에 남은 흉터를 조심스럽게 만지...

87.

유희는 예님을 땅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예님은 일어서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파요. 아파!” 예님은 새빨간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 종아리를 붙잡고 그렇게 소리쳤다. 다리를 찌르고 들어온 나이프가 너무 아팠다. 종아리에 불이 붙은 느낌. 계속해서 말벌이 종아리를 쏘아대는 느낌. “지금 병원에서 구급차가 출발했답니다. 조금만...

86.

수련은 김도풍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탄환에 아래턱을 정통으로 맞은 도풍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초연한 눈빛으로 수련을 올려다보았다. “다음 세상에서는 착하게 살아요. 김도풍 씨.” 수련은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을 손수건으로 싹싹 닦아내며 그렇게 속삭였다. 수련을 바라보며 나오지도 않는 무슨 말을 중얼거리던 도풍은 점점 생명의 빛이 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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